Title :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Place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Date : 2024.08.01 7:30 PM
Running Time : 175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Note : 케오리 많이 사랑한 죄, 홍세이 많이 어울리는 죄
원래는 한 번 보고, 케이 마지막 공연이나 한 번 볼까하던 차에... 어쩐지 자꾸 땡기는 거예요. 어쩌다 초대권 이벤트 당첨되서 한 번 가고 나서는 더 그랬고. 결국 3회차 달성했습니다. 공연시간은 진짜 칼같이 지켜지기는 하는데 중간중간에 진행 상황이나 배우들 애드립하는 거에 따라서 공연시간이 아주 약간 늘어나는 경향도 있는 거 같아요.
여전히 잘 있는 포토존
이번엔
다른 코세이
다른 와타리
와타리랑 츠바키는 어쩌다 보니
한 번씩은 만났네요
그리고 이 날 공연에서는
전체 캐스팅 보드를 드디어 찾았다...
3층에 CJ 라운지 있거든요?
거기 숨어있었어요
이번에도 멜론티켓 이벤트와 함께
이 날은 주연배우 포카 1세트 증정
오늘 자리는 OP석 바로 뒤에 있는 첫째줄입니다. 앞에가 통로이긴한데 굉장히 넓어서 다리를 쭉 뻗어도 OK입니다. 약간 목을 들고 보기는 해야하는 자리이긴한데 OP석이 조금 부담스럽다하시는 분들한테는 조심스럽게 추천드려봅니다. 그래도 역시 배우분들 가까이보는데에는 OP석이 최고지만 여기도 만만치 않게 좋습니다.
<2024-08-01 공연 캐스팅>
아리마 코세이 - 이홍기 (FT아일랜드)
미야조노 카오리 - 케이 (러블리즈)
와타리 료타 - 이재진 (FT아일랜드)
사와베 츠바키 - 박시인
어린 코세이 - 윤도영
어린 츠바키 - 조소은
지금부터
스포일러
원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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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T 페어의 완벽함
오늘은 앙상블에 대한 얘기를 좀 써보려고 했는데 일단 새로 만나는 배우 분들이 있으니 그 얘기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사실 홍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살짝 불안하다고 느끼긴 했었는데 음... 그 시점부터 코세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희세이는 안 봐서 뭐라고 말을 못하고, 윤세이는 '연애를 글로 배운 것 같고 범생이 85% 쑥맥 15%'였다고 할까요. 근데 홍세이는 세상과 연애랑 진짜 담 쌓고 피아노만 친 캐릭터였네요. 쑥맥 of 쑥맥이었죠.
그러니까 홍세이는 어리숙하고 세상물정도 어쩐지 잘 모르는 것만 같은 찌질찐따미를(?) 보여주는 코세이였어요. 비주얼도 약간... 그걸 강조한 거 같기는 한데 연기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츠바키는 그나마 소꿉친구니까 코세이 치고 아주 살갑게 대하는 거지 카오리랑 대화할 때 보세요. 말을 조금이라도 섞을라고 하면 덜덜덜덜거리잖아요. 근데 역시 사랑이 대단하긴 대단해요. 피아노도 다시 치게 만들고, 쑥맥을 가슴 뛰게 만들잖아요.
원작을 자세히 안 봐가지고 코세이라는 캐릭터가 원래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뮤지컬 캐릭터 설정만 가지고 상상력을 동원했을 때 홍세이가 가장 잘 표현한 거 같아요. 맨 처음에 캐스팅 떴을때 '흥행을 위한 건가?' 이랬는데 그런 생각을 한 저를 돌팔매질 해주십시오. 흥행과 연기력 그리고 노래까지 모든 걸 고려한 최상의 캐스팅이었습니다.
그건 와타리도 마찬가지고요. 이 날의 와타리는 뭔가 깐족거림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가온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와타리라는 캐릭터에 대한 베이스는 두 배우님들이 똑같이 가져가는 거 같은데 연기에 대한 디테일을 어떻게 챙기냐가 다른 거 같아요. 한쪽은 약간 허세가 있고 다른 한 쪽은 깐족거림이 있는 것 같은. 하지만 둘 다 친구의 연애와 축구에 진심이고 노래도 겁나 잘한다는 점. FT아일랜드는 노래를 잘 해야 들어갈 수 있나봐요. 그러고보니 와타리가 축구를 진 이유는 와타리 팀이 10명이 뛰어서 그런 거라는 얘기도 나오는 거 같던데 진짜 10명이더군요. 골키퍼 어디갔어?
2.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배우 얘기도
츠바키도 둘 다 만나봤는데 저는 박시인님 츠바키가 더 와닿는 거 같아요. 사실 츠바키들도 매력이 둘 다 있어서 이건 약간 개인의 취향이겠다 싶지만요. 뭔가 주인공의 소꿉친구 포지션에 아주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고 계셔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코세이가 피아노를 다시 치길 바라며 솔로 넘버 부르는 씬이 있는데 츠바키 캐릭터가 연기하는 거 중에는 거기가 가장 좋더라고요. 츠바키의 컬러는 이런 색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장면이지 않나.
케오리는 앞머리 가발을 하고 나올 때도 있고 안 하고 나올 때도 있는데 이 날은 안 하고 나왔어요. 여전히 꾸꾸까까 애교 넘치고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지만 뭔가 깐케오리는 살짝 성숙한 매력도 있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근데 사실 '작은별' 넘버 부를때 흠칫했답니다. 넘버는 잘 불렀는데 뭔가 컨디션이 풀 컨디션이 아니라는 게 그 때 살짝 드러났던 거 같아요. 저 넘버가 사실 카오리와 코세이에게는 지옥이죠. 뭐만하면 고음에다가 마지막엔 또 잔뜩 질러줘야하는 넘버잖아요. 어떻게 보면 '컬러풀하게 빛나며'와 함께 4구라 청춘넘버의 양대산맥인 넘버이기도 하고.
컨디션 난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여름이 XX 덥고 또 감기네 옘병할 역병이네 뭐네 도는 게 많아서 그러는 건지, 케이씨가 평소에 완벽을 추구해서 뮤지컬을 비롯해 다른 것들도 너무 연습을 열심히해서 그런건지 구분이 안 가네요. 아무튼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는데 케이씨의 노래 욕심, 뮤지컬 욕심만큼 건강도 신경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카오리가 병원에서 에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거 뮤지컬 볼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게 원작을 살짝 보고 오니까 그 장면이 엄청난 뭔가로 다가오더라고요. 원작을 보고 오신 분들에게는 에어 바이올린이 아주 뜻깊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오열하는 카오리를 보고 있자니 정말.... 맴찢 ㅠㅠ
3.앙상블에게 찬사를
사실 앙상블에 대해 별 감흥이 없었는데 올해 초에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나서 배우도 배우지만 저런 고난도 아크로바틱을 하루에 2번이나 하는 저게 진짜 극한직업이다, 존경해야 마땅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더랍니다. 4구라도 그래요. 5:5입니다. 배우도 중요하고 앙상블도 중요해요. 물론 배우랑 앙상블이 같이 만들어가는 게 대부분이지만 극이 진행되는 거에 따라 배우들이 숨돌릴 틈을 앙상블이 마련해준다는 느낌도 있더라고요.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요. 게다가 학생청춘로맨스 뮤지컬 치고는 안무도 굉장히 빡세고요. 여기도 클라이밍만 안 한다지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날아다니는 건 겁나 날아다니더라고요.
마치 뮤지컬을 더 빛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어벤저스 군단이랄까. 그들이 있어서 배경이 풍성해지고, 음악도 풍성해지고, 뮤지컬이 더 컬러풀하게 빛날 수 있으니까요. 커튼콜에서 더 뜨거운 박수로 환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없으면 이 뮤지컬도 컬러풀하게 빛나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아역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네요. 중간중간에 카오리 따라다니는 동네 꼬마로 나오기도 하고 어렸을 때의 코세이와 츠바키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1막에서 어린 친구들 연기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니까요 ㅎㅎ... 그리고 어린 코세이는 진짜 잘하고 있어요. 어린 코세이도 어른 코세이 못지않게 중요하거든요. 때로는 둘이 감동을 자아내고, 둘이 합을 맞춰야 더 완벽해지는 넘버도 있고 근데 그걸 해내고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면서. 계속 이대로 지금처럼 완주합시다.
이건 제 상상이지만 아주 먼훗날 어린 코세이가 어른 코세이로 캐스팅이 되어서 4구라를 다시 하는 날이 온다면... 그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서사인데... EMK 보고 있는 거 다 안다. 당장 메모해라 (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