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뮤지컬 선천적 얼간이들
Place :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Date : 2024.09.14 2PM
Running Time : 오늘은 100분 안쪽 (인터미션 없음)
Note : 커튼콜 촬영 허가되는 날 다시 오고 싶다
오늘의 공연장은 서울 삼성역 2번 출구에서 언덕 위로 쭉 걷다보면 나오는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입니다. 정말로 2번 출구로 나와서 쭉 직진하다보면 알아서 나와요. KT&G 타워 찾아오셔서 3층으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러면 이렇게
군데군데 얼간이들이
여러분들을 반겨줍니다
첫공이라 포토부스
제대로 안 된 거도
뭔가 얼간이같아
(칭찬이야 욕이야)
저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티켓부스 겸 굿즈파는 곳입니다
굿즈가 추가로 들어올 예정인 것도
몇 개 있더군요
굿즈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주최측 SNS 살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호오...
블로그는 안 껴주나?
(에헤이)
공연 시작 전에
비어있는 무대 촬영하는 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근데 백스테이지가
바로 뒤에 있는 모양인지
배우분들 파이팅콜 하는 게
다 들리더군요 ㅎㅎ
그래서 군데군데 찍어봤습니다
실제로 배우분들이
1층도 갔다 2층도 갔다
종횡무진 그 자체
오늘 자리는 여긴데
여기서 오늘의 공연장인
대치아트홀의 특징이 나옵니다
일반적인 공연장들과 달리
부채꼴 모양입니다
이게 지그재그 배치라서
앞사람한테 시야가 안 가려진다
그런 장점도 있지만
이게 정면샷임에도 뭔가 약간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거 같죠?
중앙에서 관람하실 분들은
최대한 안쪽으로
자리를 잡아주셔야 합니다
<2024-09-14 첫공 캐스팅>
가스파드 - 임병근
산티아고 - 손진욱
삐에르 - 신수빈
로이드 - 황두현
디노 - 윤진웅
펠 - 유재하
젤다 - 천우주
오늘의 공연은
몇 가지 특징으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스포일러
원치 않는다면
뒤로 돌아가기
1. 15세 이상 관람가
이 뮤지컬은 15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합니다. 현실에서도 정말 친한 친구들이 그렇듯 욕을 주고 받는 장면이 있는데 그거가지고 15세 이상 관람가를 먹일 것까진 없어보이거든요. 아무래도 욕이랑 담배의 콜라보 때문인 것 같아요. 실제로 담배를 피우는 건 아니고 그런 묘사가 조금 나와요. 그리고 욕도 뭐... 凸 이런 게 좀 나오는데 정작 넘버를 부를 때 욕을 한다던가 그런 건 또 없었거든요. 캐릭터들의 친근함이나 원작의 세세한 설정을 적정 선에서 살려서 15세로 만든 것 같습니다.
2. 웹툰 보고 오면 더 재밌어요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선천적 얼간이들>을 바탕으로 만든 락 뮤지컬입니다. 그러다보니 웹툰의 에피소드들이나 캐릭터 설정이 뮤지컬에도 녹아있어요. 확실히 웹툰을 보고 오면 더 빵터질만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웹툰에서 나왔던 것들을 적재적소에 잘 넣어뒀는데 정말 압권이었던 건 '밥보다 좋다'가 쓸데없이 고퀄리티 CM송으로 나왔다는 점. 노래 가사도 그렇고 연출도 그렇고 웹툰의 깨알같은 것들까지 잘 녹여내서 웹툰을 보고 오시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보고 오시면 더 재밌을 회차를 정리해봤습니다.
EP.2 우천의 남자 (가스파드의 고질병)
EP.5 불친절에 어서오세요 (삐에르)
EP.7 우리는 락스타(★★★★★★★★★ : 이건 무조건 보고오세요. 뮤지컬의 굵직한 설정들은 모두 여기서 나왔어요)
EP.8 성난 정의 (산티아고)
EP.13 특별한 손님들 (삐에르와 펠이 만화 초반에 커피 주문으로 싸우는 게 실제 뮤지컬에도 반영됐어요)
EP.15 첫 인상 (삐에르의 교복이 남다른 이유, 산티아고의 미친 스피드)
EP.17 청소의 신 (로이드 / 개인적으로 로이드 에피소드는 무조건 꿀잼 보장이던)
EP.25 밥보다 좋다 (카페에서 주구장창 틀어주는 광고의 탄생 비화)
EP.31 주마등 엔터테이너 (디노가 이 뮤지컬에서 바야바만 주구장창 외치는 이유)
EP.48 영욕피자 본점 (웰컴 투 피자팩토리)
EP.49 & 76 모닝콜 / 모닝콜 II (비둘기비둘기비둘기비둘기)
EP.74 황천의 남자 (가스파드의 고질병 II)
★ 젤다는 뮤지컬 오리지널 캐릭터라 웹툰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3. 연출도 좋아요
이 뮤지컬 연출도 좋았습니다. 바닥부터 시작해서 무대에 깔린 LED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무대의 배경이나 상황들을 아주 잘 표현해줬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건... 그거 마지막 넘버겠죠? 가스파드가 마치 소환술을 사용하듯 바닥에 있는 LED판에 손을 갖다 대는데 거기서 쭉 올라오는 원작 웹툰들과 연출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추격씬이나 부산락페를 향해 달려가는 씬에서의 연출도 좋았고, 배우분들이 1층과 2층을 종횡무진하면서 무대를 선보이는 것도 관전 포인트죠.
그리고 이 뮤지컬에는 앙상블이 없고 대신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배우분들이 1인 다역을 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로이드가 디노 엄마로 분장하고 나온다던가 그런 식으로요. 나중에 이런 거로도 개그 포인트 잡더라고요. 디노 엄마로 분장한 로이드가 나갔다가 다시 디노네 피자 가게 오면서 '야 니네 엄마 지나가더라'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전반적으로 많이 준비한 게 보였습니다.
아 맞아. 선천적 얼간이들 캐릭터의 특징이 배우분들한테도 녹아들었더라고요. 캐릭터를 상징하는 의상을 입고 나오는 건 기본이고 웹툰 캐릭터들의 색깔을 반영이라도 한 듯 머리에 다들 무슨 포인트를 줬더라고요. 제일 압권은 가스파드. 그가 뒤돌아있을 때 머리에 뭐가 있나 한 번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4. 몇몇 캐릭터들의 재구성
원작 웹툰과 비교했을 때 설정이 거의 그대로인 캐릭터도 있고, 조금 많이 수정해서 들어온 캐릭터도 있는 것 같아요. 가스파드랑 산티아고, 펠은 거의 그대로 들어왔고 디노랑 로이드는 서로 바뀐 느낌이 들었어요. 원래 로이드가 웹툰에선 거의 만악의(?) 근원이고 디노는 그렇지 않은 캐릭터인데 이 뮤지컬에서는 디노가 만악의 근원이고 로이드는 상대적으로 젠틀맨으로 나오던...
제일 많이 바뀐 게 삐에르입니다. 원래 펠이랑 삐에르가 바리스타인 건 맞고, 둘이 동업하는 건 뮤지컬 설정입니다. 삐에르가 사장이고 펠은 거들어주는 역할로. 삐에르 특유의 까칠함과 불친절함은 그대로인데 뭔가 현실에 이래저래 치여서 갑갑하기만한 모습은 뮤지컬로 오면서 많이 각색된 거 같더라고요. 제가 알고있는 삐에르라면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마이웨이'를 외치면서 나아갔을 법도 한데... 현실의 고뇌에 짓눌린 사장님의 모습은 처음이네요.
그리고 그런 삐에르랑 비슷한 고민을 가진 게 뮤지컬 오리지널 캐릭터인 젤다죠. 본인의 꿈을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삐에르 카페의 알바생으로 나옵니다. 사실 그녀도 오래전에 밴드를 한 번 했다가 흐지부지 됐고, 건반 놓은지 오래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녀의 안에는 밴드를 향한 열망이 숨어있었다는 것. 근데 젤다가 확실히 홍일점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좀 밝은 캐릭터로 나와서 그런가 확실히 이 뮤지컬에서 활력소가 되어주더라고요. 하긴 아재 캐릭터들만 가득한데 이런 캐릭터도 하나는 있어야 ㅎㅎㅎ
여러분들이 지켜보셔야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산티아고 그리고 삐에르입니다. 이 뮤지컬에서 가장 락을 제대로 보여주는 캐릭터가 산티아고 그리고 뮤지컬을 이끌어나가는 거에 있어 핵심이라고 될 수 있는 캐릭터가 삐에르죠. 배우분들이 처음에는 목이 좀 덜 풀리셨나 싶은 느낌도 잠깐 들었는데 나중에 가니까 다같이 락앤롤 그 자체가 되어버리더군요. 산티아고와 더불어서 젤다한테도 좀 많이 놀랐습니다. 디노도 그렇고요.
5. 아쉬웠던 점
오늘 그냥 완전 첫 공연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공연 예정 시간을 110분 잡았는데 90분 조금 더 넘겨서 끝났더라고요. 이게 관객참여를 중간중간에 계속 유도하는 뮤지컬이다보니 그런 거 감안해서 공연 예정 시간을 좀 넉넉하게 잡은 것 같기도 해요. 완전 첫공이니까 이제 배우분들이 무대에 슬슬 익숙해지면 애드립도 많이 넣을 거고 관객참여를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거고 그러다보면 110분 안팎으로 공연시간을 맞출 것 같긴해요.
그리고 커튼콜에서 다같이 즐긴 것까지는 좋았는데 오늘 분위기가 '뭐야 뭔가 더 있을 것 같아, 더 내놔' 이런 분위기였단 말이에요. 근데 그 타이밍에 딱 끝나는 뮤지컬. 뭔가 끝나는 타이밍을 확실히 알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글을 쭉 쓰면서 처음에는 '웹툰 안 보고 와도 재밌어'라고 쓰려고 했는데 이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웹툰 좀 보고 와야겠는데?'라는 생각으로 바뀌네요. 당연히 선천적 얼간이들 웹툰 N차 주행하신 분들은 무조건 꿀잼으로 다가갈 거고, 저도 그랬고. 근데 웹툰을 아예 안 보고 온 사람이 이걸 보면 '재밌긴 재밌네' 이런 감상에서 그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캐릭터들의 설정을 뮤지컬 진행하면서 얘가 어떤 캐릭터인지 잘 풀어주기는 하는데 디노의 바야바처럼 웹툰을 보고 와야 더 공감할 수 있고, 더 재밌는 것들도 많거든요. 아예 안 봐도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기는 해요. 하지만 웹툰을 봐야 이 뮤지컬의 진가가 좀 더 잘 드러날 것이다. 그래도 모처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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