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
Date : 2024.10.15 12:30 PM
사실 도서관을 가본 적이 있냐라고 하면 손에 꼽을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왜 갔냐?
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
그렇습니다. 이번에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79주년 기념으로 콘서트한다는데 거기 케이씨 나온다고 그래서 갔습니다. 근데 고속터미널역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올라가니 참... 대단한(?) 도전이더군요. 도서관이 그렇게 언덕에 있는 줄 몰랐죠. 덕분에 경치는 좋은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사실 오늘 공연이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아침부터 눈치없는 비가 내리는 바람에 실내로 변경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래도 실내만의 아늑한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이렇습니다. 클래식이랑 우리한테도 익숙한 영화 OST, 그리고 뮤지컬 배우들의 화려한 넘버까지. 도서관하면 생각나는 다양한 책들처럼 음악도 굉장히 다채로운 색깔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클래식은 여전히 딱딱한 것 같단 말이죠. 근데 또 오늘 짧게 짧게 들으니까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클래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딱딱한 건지 그냥 지루해서 딱딱한 건지... 반반이지만 오늘은 좀 재밌게 들었습니다. 차르다시 할 때 바이올린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클래식들 중에 박자가 빠른 것들도 있는데 이건 바이올린으로 레이싱을 한다고 해야할까요. 굉장히 빠른 거에도 놀랐고 그러면서도 관객들을 사로잡는 거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오늘 뮤지컬 넘버들도 낯선 것들 보다는 익숙한 것들이 좀 많아요. 인어공주, 알라딘도 그렇고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도 유명한 넘버고, 데스노트 나오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여기서 이걸? 유소리 배우님이 노래 시작하는데 그 성량에 일단 놀랐습니다. 파워가 정말 남다르셨는데 거기서 또 감미로울 땐 감미롭고 어쩔 땐 귀여운 포인트도 잘 살려주시고... 확실히 팔색조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건 김도하 배우님도 마찬가지였고요. 김도하 배우님이 가져온 넘버들이 멋있게 살리면 진짜 찢었다고 표현해도 될 넘버들인데 네.. 찢었습니다.
케이씨는 가요랑 뮤지컬 넘버를 섞어서 가져왔네요. 그대라는 시의 감미로움은 정말... 녹아내립니다. 그리고 Milky Way가 맨 처음에는 '태양의 노래' 뮤지컬에 있는 'Milky Way Galaxy'를 잘못 썼나 싶었는데 무려 국립중앙도서관이 이걸 잘못 써서 팜플릿을 만들리는 없고. 정답은 보아의 노래를 커버한 것. 케이씨의 보아 사랑도 한결같네요 ㅎㅎㅎ 마지막은 데스노트의 미사 넘버인 '비밀의 메세지' 오랜만에 다시 만났네요.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요. 위에 라이토가 나왔으니 미사도 나오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응?)
그리고 저기 팜플릿에는 없는데 케이씨랑 도하님이 앵콜로 드라큘라의 'Loving you keeps me alive' 까지 불러줬답니다. 이건 진짜 깜짝 선물인데요. 케이씨가 옛날에 팜트리에 있을 때 드라큘라 넘버를 팜트리 갈라콘 공연에서 불러준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이 넘버를 불렀나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거 생각 나기도 했고요. 두 분 합이 아주 좋은 무대였습니다.
오늘 진행은 레전드죠.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싶은데 이금희 아나운서님이 진행하셨습니다. 어쨌든 이게 '도서관 음악회'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보니까 딱딱한 이미지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거 같은데 그걸 아주 부드럽게 잘 만들어주셨습니다. 중간중간에 위트있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를 웃게 만든 건 덤입니다. 확실히 진행이 진짜 깔끔하고 재밌었어요.
마지막으로 이게 무료 공연이다보니 관객 연령대가 참 다양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을 따라온 아이부터 중장년층에 어르신들까지. 모든 연령대가 다 섞여있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인상깊었던 건 친구 사이인지 아니면 오래된 지인 사이인지 아무튼 할아버지 몇 분이 같이 오셨는데 이런 프로그램의 열렬한 참가자인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괜히 반성하게 되는...) 아무튼 오늘 공연도 유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 있으면 종종 찾으러 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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