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27]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류난 게 오히려 좋아보이는 프로그램북?)

2024. 1. 27. 21:02덕질합시다/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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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2024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 한국어버전

Place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Date : 2024.01.27 2PM

Running Time : 15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Note : 아름다운 도시 파리를 욕망으로 얼룩지게 만든 사랑 이야기

 

 

 

올해의 첫 공연 관람을 아주 웅장하고 스펙타클한 뮤지컬로 시작하는군요. 이름만 들으면 다 '아하'하는 뮤지컬, 설령 이 뮤지컬을 몰라도 '대성당의 시대가 찾아왔어~'라는 구절은 어디선가 다들 들어봤을 것 같은 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공연장 끝판왕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입니다.

 

 

 

 

1층 로비에 군데군데 캐스팅보드를 포함해서 포토존이 좀 있더군요. 제가 1시쯤 가서 티켓 찾으러 갔을 때는 '사진 찍으려고 줄 서있는 거구나' 정도였는데 슬슬 입장 시작할 때쯤 되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토존에 진심이구나' 정도로 줄이 한 2배 정도는 늘었더군요. 그건 MD 사는 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프로그램북입니다. 뮤지컬같은 공연에서 이런 굿즈를 팔면 꼭 사게 되더라고요 ㅎㅎㅎ.... 그건 그렇고 사소한(?) 문제가 있어서 2월에나 수정본이 들어온다고 하고 1월에는 오류난 부분을 별도의 속지를 끼워서 주는 형식으로 판매합니다. 어디가 오류가 나서 그 난리냐 하면

 

 

 

 

페뷔스 역의 이재환(VIXX 켄) 배우님

인터뷰 질문이 죄다 '합류 소감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프로필 사진 부분에

콰지모도 양준모 배우님 사진에

저기 그어진 줄은 대체 뭐란 말인가

 

 

그래서 아까 페뷔스도 그렇고

여기 콰지모도도 그렇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속지로 하나 더 끼워드렸습니다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니야?

 

 

 

 

오늘의 자리는 맨 앞에서 셋째 줄임에도 사이드입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은 부채꼴 모양이라서 무조건 최대한 C열이랑 가까운 자리로 고르세요. A, B열이면 최대한 오른쪽 위주로 고르시고 D, E열이면 최대한 왼쪽으로 고르세요. 그리고 C열은... 축하드립니다. 정중앙입니다. 근데 꼭 사이드가 나쁘다는 건 아니예요. 배우들이 가끔가다 사이드에서 열연을 할 때가 있는데 그 때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물론 반대쪽에서 나오면 (ㅠㅠ)

 


 

2024-01-27

오후 2시 캐스팅

 

콰지모도 - 양준모

에스메랄다 - 솔라 (마마무)

그랭구와르 - 마이클 리

프롤로 - 이정열

페뷔스 - 김승대

클로팽 - 박시원

플뢰르 드 리스 - 케이 (러블리즈/엘즈업)

 

 

 

 

 

지금부터 스포일러

원치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물론 배우분들 다 열연하셨지만 사실 이 뮤지컬의 진짜 주인공은 댄서 분들이 아닐까 싶더군요. 댄서가 있고, 브레이커가 있고, 아크로벳 전문이신 분들이 따로 따로 계시더라고요. 근데 이 분들이 만들어 내신 풍경은 진짜 이 뮤지컬의 압도적인 스케일이란 이런 것이다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무대 뒤에 클라이밍처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벽이 있어요. 거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오르내리고, 나중에는 무슨 특수부대처럼 로프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종에 메달려서 움직이고, 바리케이트를 미는데 댄서분들 밑으로 슉 지나가고 심심하면 덤블링을 합니다. 극한직업도 이런 극한직업이 없을 것 같은데 그걸 하루에 많으면 2번까지 하시는 거잖아요.. 리스펙입니다 진짜. 댄서팀에 보너스 좀 더 줘요 진심이야...

 

 

근데 이건 몇몇 배우분들 또한 마찬가지이긴 해요. 집시들의 리더인 클로팽도 중간에 무슨 철제 빔같은 걸 타고, 콰지모도도 뒤에 있는 클라이밍을 타기도 하고, 에스메랄다는 마지막에 네... 그렇습니다. 좋게 말해서 공중부양이고 뮤지컬에 나온대로 정직하게 말하면 처형이죠.

 

 

노트르담 드 파리의 또 다른 특징은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입니다. 이 뮤지컬에는 대사가 일절 없습니다. 오로지 노래로만 모든 상황이 전개됩니다. 그래서 가끔가다가 '어?' 하는 순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넘버에도 본인들의 상황을 알려주는 가사가 있어서 아예 이해를 못한다는 아닌데 계속 넘버만 부르다 보니까 전개가 뭔가 빠르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뮤지컬의 전반적인 내용을 미리 알고가면 뮤지컬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더 재밌게 즐기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들은 집시들로부터 시작된 거겠죠. 그리고 집시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에스메랄다로부터. 플뢰르라는 약혼녀를 둔 페뷔스는 바람피질 않나, 콰지모도도 에스메랄다에게 첫눈에 반하고, 프롤로 주교도 집시들 극혐하는가 싶더니 에스메랄다한테 빠져버렸답니다. 벌써부터 이마에 손이 올라가요. 물론 뒤의 상황이 더 복잡합니다만...

 

 

극 중에서 에스메랄다는 콰지모도는 매우 소중한 친구 정도에 그치지만 페뷔스는 나의 인연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페뷔스에게 플뢰르라는 약혼녀가 있다는 건 모른채 말이죠. 그 사실은 안 플뢰르는 그래서 1부랑 2부의 분위기가 달랐나봅니다. 1부에서의 플뢰르는 에스메랄다 못지 않은 아름다운 연인으로 나오는데 어느샌가 2부에서는 흑화도 그런 흑화가 없어요. 1부에서의 밝은 분위기는 어디가고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페뷔스에게 다시 나와 하나가 되겠노라면 에스메랄다를 처형하라는 말을 반복하죠. 그 때 케이씨의 눈빛은 진짜 이것도 못해주면 너부터 처형하겠다는... 그런 눈빛이었어요.

 

 

참고로 만신창이라는 말도 부드럽게 표현한겁니다. 1부 마지막에 에스메랄다를 앞에 두고 페뷔스가 쓰러지는데 사실 이게 프롤로 주교가 페뷔스를 살해하려다가 페뷔스는 어째저째 살아남았고 그 죄를 아무 것도 모르던 에스메랄다가 싹 다 뒤집어씁니다. 다른 집시들도 죄다 감옥에 잡혀 들어갔다가 에스메랄다만을 바라보던 콰지모도가 프롤로 뒤통수를 치고 집시들 풀어주고 에스메랄다도 해방하죠. 집시들과 근위대가 이후에 다시 대치하는 과정에서 집시들의 리더인 클로팽도 죽고, 에스메랄다는 결국 마녀라는 이유로 처형당하고, 프롤로 주교도 죽고, 콰지모도만이 남아 에스메랄다의 주검을 끌어앉고 구슬픈 넘버를 부르며 마무리됩니다. 이게 2부의 줄거리입니다.

 

 

'대성당의 시대'라는 가장 유명한 넘버가 언제 나오나했더니 처음에 나오더라고요. 마이클 리 배우님의 대성당은 진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마이클 리 배우님이 보여준 그랭구와르라는 역할은 파리의 음유시인입니다. 중간중간에 이야기의 전개를 돕는 그런 역할인데 아예 뮤지컬 바깥의 인물은 아니에요. 이 상황을 지켜보고 어쩌면 후대에 전달되어야할 이 이야기를 기록하는 인물이 되겠네요.

 

 

플뢰르라는 인물은 그 시대에서 높은 신분에 속하는 거겠죠. 그러니까 근위대장이랑 약혼을 하지. 물론 플뢰르의 파워가 더 쎈 쪽일겁니다. 그러니까 에스메랄다 처형하라고 계속 압박을 넣지. 가끔 드라마에서 온갖 권력을 쥔 사람이 괴롭힐 수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막 괴롭히는 걸 보잖아요. 플뢰르가 딱 그런 게 아니었나. 물론 플뢰르는 높은 사람이니까 본인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는 방법으로. 페뷔스도 어째보면 불쌍한 인물입니다. 말만 근위대장이지 중세시대의 귀족과 종교라는 무시못할 양대 권력에 치이고 짖으라면 짖어야하는 그런 위치죠. 극중 인물들 중에는 욕망에 충실했다기 보단 욕망으로 인해서 그 누구보다도 가장 비참해진 인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프롤로 주교의 비참한 최후는 중세시대 종교 권력의 몰락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네요. 그의 욕망을 에스메랄다에 투영했을 뿐 실제로는 그 시대의 종교라는 권력이 저물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나친 권력과 욕망에 눈이 멀어 결국 스스로를 망가뜨린 인물입니다.

 

 

집시들의 리더 클로팽은 에스메랄다 바라기입니다. 이 사람도 에스메랄다를 사랑한다는 아니고 격하게 아끼는 존재. 에스메랄다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아끼지 않을 존재였는데 네... 끝까지 에스메랄다만 지켜보다 갔습니다. 에스메랄다는 뭔가 극중에서 가장 자유로운 모습으로 나왔어요. 집시라서 그런 거일수도 있지만 특히 1부에서는 굉장히 샤랄라했다고나 할까. 본인이 본인을 사랑할 줄 아는 느낌이었어요. 모두에게 친절한 게 되려 그녀를 형장의 이슬로 보내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춤과 노래로 자유롭게 다니던 그녀가 억압되었다는 것 또한 그 시대의 어떤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감옥에서 절규하는 넘버를 부르던 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콰지모도는 가진 것 하나 없이 종만 치다가 에스메랄다를 만나 난생 처음 뭔가 의미있는 걸 가져보나 싶더니 그 마저도 안 되더군요. 그러니까 마지막 넘버에서 그리 슬피 울었던 게 아닐까. 이제 그는 무얼 위해 종을 칠까요. 종교의 절대 높은 권위는 무너지고 사랑하는 이도 떠나고 상류층은 상류층대로 지낼건데 콰지모도는 이제 무얼 위해 움직일까요...

 

 

댄서 분들을 빼면 이 뮤지컬의 키포인트는 에스메랄다입니다. 결국 모든 이야기가 그녀에 의해 전개되고 마무리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의 솔라씨는 그 기대에 부응한 것 같습니다. 1부의 샤랄라한 에스메랄다는 뭔가 평소에 알고있는 솔라씨의 이미지와 크게 다른 건 없어보였는데 2부에서 절규하는 에스메랄다에서는 뭔가 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솔라씨가 '아 뮤지컬도 진짜 잘하는 구나'를 느꼈죠. 다른 배우분들도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보통 이런 뮤지컬은 커튼콜 촬영 기간이 엄격하게 정해져있을 것 같은데 커튼콜에서 다들 촬영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찍어봤습니다. 물론 갈 길이 아주 멀죠. 스마트폰이 발전을 하면 뭐하나 이 인간의 촬영 실력이 발전할 생각을 안 하네...

 

 

 

 

사실 오늘 케이씨 나와서 보러 간 거긴 했어요. 플뢰르 분량이 진짜 적은데 그 적은 분량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은 제대로 뽐냈다고 생각합니다. 별 생각 안하고 갔는데 플뢰르한테 소름이 돋아서 진짜 대단했어요.

 

 

 

 

케이씨가 갑자기 왜 앉냐고요?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마지막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 뮤지컬 재밌었고

다들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특히 댄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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